한국당의 ‘문자폭탄’ 대처법 “누군지 안다” “눈에는 눈”

민경욱 의원, 상대 이름 띄워주는 ‘콜앱’ 사용


맞불문자 보내거나 “무대응” 속 끓이는 의원도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이 쏟아지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자폭탄’, ‘문자행동’의 두 이름을 가진 정치현상이 국회에 상륙했다. 욕설과 비난이 담긴 문자 세례에 당하는 의원들은 ‘폭탄’으로 칭하는 반면, 다른 진영에선 이것 역시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라며 ‘행동’으로 부른다. 대선 이후 문자 세례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일컫는 ‘달빛기사단’이 문 대통령의 정책이나 인사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겨냥해 문자 공세를 퍼부으면서다.

“뚫린 입이라고 똥 오줌 구분 못하고 막 내뱉네 진짜”, “모조리 작살내주마, 인간 쓰레기들아”, “개누리당, 성누리당아 인간인 척 개○○○들이 ○갑을 떤다”는 욕설부터, “니 마누라 사창가에 팔아 넘긴다” 등 입에 담기 힘든 비난 문자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응하는 의원들의 대처법도 제각각이다. 한국당 원내부대표인 민경욱 의원은 ‘실명 대응’ 방식이다. 민 의원은 KBS ‘뉴스9’ 앵커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데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 달빛기사단의 주된 타깃이다. 민 의원은 스마트폰에 ‘콜앱’을 깔아두고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민 의원이 문자 공세에 보낸 이의 실명을 거론하며 답장을 보내자 ‘사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비책은 콜앱이었다. 콜앱은 발신인이 저장되지 않은 번호인 경우에도 상대의 이름을 띄워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광고나 보이스피싱 차단 목적으로 사용된다. 22일만 하루만 해도 1,000통 이상의 문자를 받았다는 민 의원은 “콜앱 덕분에 모르는 사람의 사진과 이름도 알 수 있다”며 “과한 비난 문자에는 상대의 이름을 답장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익명의 뒤에 숨어 비방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경고성 문자를 보내 대처하는 것이다. 민 의원은 “내가 ‘당신이 누군지 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의 대응을 두고 온라인에서 일고 있는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선 “사찰이고 협박이라고 하는데, 그런 주장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선생님이 이런 문자를 천통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분이 어떠실까요? 그게 협박이고 폭력입니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언어의 폭력을 휘두릅니다. 국회의원은 사람이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참아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런 폭력이 일반시민들에게 가해지면 어떻게 됩니까?” 등 장문의 ‘답문’을 보내기도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는 의원도 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자신이 맞불문자를 보낸 사실을 털어놨다. 욕설과 비방이 섞인 문자를 받자 욱한 마음에 “야 이놈들아, 문자폭탄으로 재미 좀 봤냐”, “당신 인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라고 답장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으로서 합리적인 비판 문자는 충분히 보낼 수 있다”면서도 “욕설을 하거나 심하게 조롱하는 문자에는 의원이라고 참기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예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속을 끓이는 의원들도 있다. 원내수석대변인인 정용기 의원은 “TV토론회를 잘봤다는 문자에 감사하다고 답장을 했는데 상대방이 ‘칭찬인줄 아냐’며 욕설을 퍼부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의정활동에 힘이 되는 문자를 받아도 섣불리 답을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신경 쓰지 말자고 마음 먹는다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라며 “정말 심한 모욕감과 피가 머리로 거꾸로 솟는 분노를 느낀다, 정치가 잔인해졌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21일 악성 문자 153건을 서울중앙지검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집행방해, 형법상 협박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김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1-19 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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