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성적 보수의 탄생” “심상정, 진보정당 집권 가능성 시사”

유, 보수 주도 안보이슈 외에


사회ㆍ경제 분야서도 정책 대결


심, 노동이슈 강점 넘어서


다양한 분야 정책적 대안 제시


“두 후보 모두 20대 호응 높은 편


사안별 연대로 존재감 키울 수도”









유승민, 심상정 후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선전한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후보는 각각 ‘반공 보수’를 넘어선 새로운 보수의 등장, 진보 정당의 대중성 확보라는 정치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념적 지향이 다른데도 두 후보가 합리적 토론을 보여준 점에서 “진영 대립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부여할 만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캐리커처




정책이 있는 보수의 탄생



유승민 후보는 정책적 마인드, 토론이 가능한 논리와 지성을 갖춘 사실상 최초의 보수 대통령 후보다. 경제학자 출신의 그는 정책 현안에 대해 정리된 인식과 일관된 논리를 보였다. 다시 말해 유승민의 등장은 ‘정책 보수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그 동안 한국의 보수는 안보 이슈 말고는 도드라진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는, ‘반공 보수’였다. 그러나 유승민의 등장으로 사회, 경제 영역에서 의견을 내는 보수 세력의 존재가 부각됐고 새로운 보수의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 패배로 입지가 좁아질 보수 진영이 (중도ㆍ합리적 지지층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유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는 않다. 바른정당은 대선 직전 대규모 탈당으로 인해 원내교섭단체(20석)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유 후보는 세력 결집에는 번번이 정치력의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바른정당이 새로운 보수의 모색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자유한국당과 경쟁을 벌일지, 보수 세력 복원과 확대를 위해 손을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다당제가 정착할 제도적 틀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다.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존재감이 확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당 역시 똑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캐리커처




진보 정당 집권해도 괜찮아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정당정치에 뛰어든 심상정 후보의 선전은 더 이상 진보 정당이 극소수만 지지하는 아웃사이더 정당이 아님을 재확인시켜 준다. 수십만 명 수준을 넘어 200만명의 유권자가 심 후보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이제 우리나라에 진보 정당이 집권해도 괜찮지 않은가’라는 대중 인식의 전환을 알린다. 이 대표는 “심 후보가 TV토론 등을 통해 정의당이 단순히 노동 이슈에만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분야에서도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집권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정책을 반영시킬 수 있는 목소리는 꽤 커졌다. 그러나 6석의 미니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라는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대선에선 후보의 개인기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문제는 당 전체의 에너지를 어떻게 모아내느냐다. 윤 센터장은 “정의당은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과 손잡고 연정 참여 등을 통해 당의 역량을 키울 것인지,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지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대 유권자 사로잡는다면



그러나 두 후보의 미래가 밝은 것은 20대의 호응이 매우 높다(방송3사 출구조사 유승민 13.2%, 심상정 12.7%)는 점이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는 “심 후보는 20대 여성, 유 후보는 20대 남성 유권자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고, 둘 다 중도층에서도 호응이 컸다. 20대 유권자는 진보, 보수라는 이념에 갇히지 않고 피부에 와 닿는 공약으로 자신의 처지를 대변해주는 후보를 지지하는 실리적 선택을 하고 있다”며 “두 후보가 이들의 마음을 잘 붙잡는다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두 후보라면 사안별 연대를 통해 세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바른정당과 정의당의 정책 연대 같은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 안보, 국방은 둘 사이의 간격이 매우 크지만, 경제, 복지, 교육 분야의 정책, 공약에 있어서 두 후보나 당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았다. 이런 두 세력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거대 정당들을 견제ㆍ비판한다면 대안 세력으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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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0-13 15: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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