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타박상, 안철수 골절상… 진흙탕 네거티브 전쟁

#1


문 지지자 7.6%, 안 지지자 12.8%


“제기된 의혹으로 지지 철회ㆍ고민”


부인 보좌관 동원, 文 아들 특채 의혹


안, 수비 공격 다 실패해 지지율 급락


#2


유권자들, 네거티브 의혹 진위보다


후보들 대응 방식에 더 민감한 반응


문 지지층은 의혹에 흔들림 없어


73% “사실 아니거나 과장” 치부









피할 수 없는 네거티브의 전쟁. 꼭 필요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제기된 의혹에 성실하게 해명해 유권자의 마음을 울리는 일급 정치인은 누구일까. 일러스트 신동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네거티브 공격으로 인한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후보는 경쟁 후보 진영에서 날아드는 네거티브 의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반격도 제때 취하지 못했으며, 이것이 지지율 급락세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24,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 지지자 404명 중 7.6%가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의혹으로 인해 지지를 철회했거나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 무응답자(2%)를 제외한 나머지 90.4%는 ‘네거티브 의혹에 영향을 받지 않았거나 문 후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반면 안 후보 지지자 264명 중에서는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의혹으로 인해 지지를 철회했거나 고민 중’이라는 응답자가 12.8%에 달해 문 후보 지지층보다 5.2%포인트나 많았다. 네거티브 공격을 받고 지지층이 이탈하는 정도가 안 후보에게서 훨씬 두드러진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의 실례로 든 것은 아들 준용씨가 채용 공고도 나기 전 응모해 한국고용정보원 5급 직원으로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 부인 김정숙씨가 고가 가구를 헐값에 구입했다는 의혹이었다. 안 후보에 대해선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의원실 보좌관을 사적 업무에 동원했다는 의혹과 김 교수가 안 후보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 당시 ‘1+1’으로 서울대 교수에 특혜 임용됐다는 의혹을 물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나머지 후보들과 지지율 격차를 크게 벌려놨던 탓에 네거티브 캠페인 역시 두 후보들을 중심으로 오고 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제기된 네거티브 의혹으로 인해 지지를 철회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지자의 2%만 ‘그렇다’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 중에선 단 한 명도 지지를 철회할 뜻이 없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돼지발정제를 이용한 강간 미수 사건 모의’ 등 ‘셀프 네거티브’로 인해 지지자의 5.5%가 지지 철회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앞서 JTBC와 한국리서치가 18,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의혹들이 문 후보를 향해 제기된 네거티브들에 비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현저히 많았다. 김미경 교수의 보좌관 사적 동원 의혹이 응답자의 51.3%로부터 ‘문제가 있다’는 답을 얻어 가장 치명적인 네거티브로 꼽혔다. 특혜 임용 의혹에 대해 ‘문제 있다’는 응답은 39.5%였다.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는 응답자의 37.7%가 ‘문제 있다’고 답해 김 교수의 특혜 임용보다 덜 심각하게 평가됐다. 고가 가구 헐값 구입 의혹은 22.3%만이 ‘문제 있다’고 답해 ‘화력’이 가장 약했다.

특히 보좌관 사적 동원 의혹은 국민의당 지지자들로부터도 32.7%나 ‘문제 있다’는 응답이 나와 지지층 균열에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문 후보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15.5%만이 문제적이라고 응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더욱이 문 후보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이 20대에게 파괴력이 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대 유권자들이 안 후보 부인 의혹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19-29세 유권자 중 문 후보 지지자는 17.5%만 네거티브로 인해 지지를 철회했거나 고민 중이라고 답한 반면 안 후보 지지자는 지지 철회 비율이 35%로 두 배나 높았다.

이처럼 안 후보가 네거티브에 더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안 후보 측의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의혹의 당사자인 김 교수가 처음에는 부인하다 뒤늦게 사과를 하고 안 후보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다음부터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끝냈다”며 실패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사과할 사안이라면 후보가 나서서 적극 사과했어야 했고, 사실이 아니라면 구체적 근거를 들어 부인했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대응으로 ‘문제가 있는데 사과조차 안 한다’는 인상만 심어줬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의혹의 사실 여부보다 그 의혹에 대응하는 방식에 더 영향을 받는 경향은 이번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표본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없으나, 문 후보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힌 이들 중 ‘정황상 의혹이 사실이어서’라는 답변은 63.8%(이하 복수응답), ‘후보의 대응태도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70.9%였다. 안 후보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힌 이들도 각각 61.1%, 64.1%로 같은 경향성을 나타냈다. 네거티브가 표심을 흔들기까지 상대가 얼마나 네거티브 공격을 잘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수비가 더 결정적인 것이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각종 네거티브를 접하고도 ‘사실이 아니거나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생각해서’(72.7%ㆍ이하 복수응답), ‘대통령 후보 자질 검증과는 상관 없는 것이어서’(65.7%) 흔들림 없이 지지를 유지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은 각각의 이유에 대해 54.6%, 57.6%가 동의했다. 이러한 응답률 격차를 보면 안 후보 측이 줄기차게 문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근거를 통해 사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초에 문 후보 아들 의혹 등은 이미 지난 대선 때 나왔다가 다시 반복된 것이어서 의외성과 참신성이라는 네거티브의 화력이 떨어지는 이슈다.

대통령 후보의 자질 검증이라는 순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타격 지점을 조준해 공격하는 능력, 논리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방어하는 대응 방식은 네거티브를 종종 선거의 가장 포지티브한 전략으로 바꾸기도 한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바로 이 지점에서 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현재 스코어 ‘판정패’ 평가를 받는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과거 대선과 비교해 네거티브가 효과가 적었지만, 개별 후보 별로는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더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안 후보의 트레이드마크가 기성 정치인의 구태에서 벗어난 새 정치이다 보니 네거티브 효과가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안 후보 부인에 대한 의혹은 젊은 층이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이고, 청년들의 멘토 역할을 했던 분이라 더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무니없는 네거티브라도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유권자의 호감을 살 수 있다.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네거티브 의혹을 속수무책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경우도 있다. 날카로운 의혹 제기와 진실한 해명을 통해 유권자의 마음에 격동이 일어나게 하는 일급 정치인은 누구일까. 대통령 선거일까지 이제 열흘. 예리한 칼과 튼튼한 방패가 불꽃을 튀기며 네거티브를 포지티브로 변환하는 연금술을 우리는 볼 수 있을까.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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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작성일 2017-10-10 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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